최근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과 EBS 외주제작 PD 사망사건으로 방송계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 방송제작 스태프의 노동실태는 엉망이었다.

12일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공정노동을위한방송작가대나무숲·방송작가유니온·한국독립PD협회와 함께 낸 ‘방송제작 스태프 계약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스태프 2천7명 중 31.5%(632명)가 특별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방송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두로만 계약을 한 경우도 44.7%(897명)나 됐다. 서면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23.8%(478명)에 그쳤다.

특히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프리랜서는 무려 85.3%(1천124명)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응답자 중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프리랜서는 65.7%(1천318명),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프리랜서는 14.0%(281명)다. 정규직은 4.5%(91명)에 불과했다.

방송제작 스태프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저조했다. 사회보험 미가입자 비율이 77.5%(1천556명)로 집계됐다. 프리랜서가 아닌 정규직과 직접고용 계약직·파견계약직으로 고용된 스태프도 49%(200명)가 사회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방송영상 프로그램 제작 스태프 표준계약서’를 모른다고 답한 비율도 86.2%(1천730명)나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4년부터 “건전한 방송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방송영상 프로그램 제작 스태프 표준계약서를 보급하고 있다. 방송제작 스태프 2천7명 중 1.5%(30명)만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경험이 있었다.

이상돈 의원은 “방송작가뿐만 아니라 방송제작업계 전반의 노동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다”며 “노동부가 이들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에 명확히 입장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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