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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지역농협] 부하직원 성추행·폭행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논란노조 "농협중앙회 부실관리로 비위사건 끊이지 않아"
대구 성서농협 산하 지점 팀장 A씨. 그는 농협 안팎에서 악명이 높다.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에게 같이 춤을 추자고 강요하고, 휴대전화에 성인 동영상을 보낸 뒤 감상평을 묻는가 하면, 남성 직원의 생식기를 만지는 식의 행태 때문이다.

업무시간에 자신이 먹을 라면을 끓이라고 요구하거나, 자신의 고객 카드한도를 규정보다 높게 만들라는 부당한 지시도 일삼았다. 직원을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 일도 적지 않았다.

11일 협동조합노조(위원장 민경신)에 따르면 이렇게 피해를 당했다는 직원이 40여명이나 나왔다. 성서농협 전체 직원의 40% 수준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A씨의 엽기행각은 올해 6월 성서농협 자체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계속됐다. 그는 인사위에서 일부 폭행사실을 제외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지만 징계해직 결정을 받았다. 그런데 징계는 인사위 재심을 거치면서 6개월 정직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성서농협 관계자는 "1차 인사위 결정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어 다시 위원회를 열었고, 재조사 결과 성추행은 없었다고 판단해 정직으로 징계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솜방망이 징계 소식에 노동계와 지역사회단체는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1차 인사위에서 해직 결정이 나온 뒤 A씨가 성서농협 인사위원들을 대상으로 구명로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농협의 경우 조합장과 이사가 중심이 돼 폐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온갖 갑질과 불법·부당한 사건이 발생해도 바로잡히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농협중앙회의 부실한 회원조합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농협중앙회는 조합감사위원회를 통해 지역농협을 감사한다. 하지만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농협중앙회 회장을 선출하는 탓에 지역농협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꺼린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농협중앙회·지역농협·노조·외부 전문가나 단체가 참여하는 중앙기구를 구성해 비리·부패·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엄벌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서농협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같은 시각 대구지역 노동계와 대구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성서농협 본점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A씨를 해직하라"고 촉구했다. 민경신 위원장은 "정부는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의 각종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 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역농협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사항은 농협중앙회 권한 밖의 일"이라며 "중앙회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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