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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소송의 이론과 실제 ①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산업재해 사건 피해자들은 예기치 못한 재해로 절박한 심정이다. 쟁송을 신중히 선택하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산재로 불승인된 사건은 치밀하게 유불리를 따져 본 후 대응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재해노동자와 유족이 알아야 할 산재 소송의 특징과 과정,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쟁송 방법 문제다. 일반적으로 불승인처분을 내린 근로복지공단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은 심사청구(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와 재심사청구(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다. 특별행정심판 절차다. 이미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지침상 불승인이 예상되는 사건은 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낫다. 실제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를 거친 사건보다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건의 승소율이 더 높다. 전심절차가 오히려 소송을 포기하게 하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 밖에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법원 판례가 형성된 사건에서는 유용한 수단이다. 원처분 공단 지사의 중대한 절차상 흠결이 존재할 경우에는 이의신청 또는 재청구를 해서 다시 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공단이 수용해야 할 강제력은 없지만 소송자료 확충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둘째, 소송 실익 문제다. 소송이 1심에서 종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심 소송까지 지불해야 할 비용(경제적·시간적 비용)과 승소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비교해야 한다. 변호사 선임비용은 승소시 모두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 규칙(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에 의해 계산된 금액만 돌려받게 된다. 산재 소송가액은 5천만원이므로, 심급당 330만원 정도(감정비 별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공단은 변호사가 아닌 지역본부 송무부 직원이 수행하는 소송이므로, 패소하더라도 변호사 비용 부담이 없다. 이 경우 주의해야 할 부분은 선임비용이 아니라 승소시 성공보수 과다 문제다. 최소 15% 내지 30%로 책정되는 성공보수가 일시금으로 환산하면 얼마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셋째, 승소 가능성 문제다. 공단 패소율은 2015년 11.3%, 지난해 11.1%였다. 지난해 620건의 취하사건(소취하율 33%) 중 실질적인 공단 패소사건이 348건임을 감안하면, 공단의 실질 패소율은 29.6%다. 평균 10건 중 3건 정도는 승소가 가능하지만 사안에 따라 가능성이 1% 이하일 수도 있다. 불승인처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당해 사건이 소송을 제기할 만한 법리가 형성된 사건인지, 의학적 감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인지, 증거신청 등으로 원처분 판단의 위법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 회사와 증인의 조력은 가능한 것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대법원에서 완고하게 패소하는 사건(가령 간암과 과로 스트레스와의 인과성 문제)은 새로운 법리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사건은 거의 모두 승소하는 사건 위주다. 동일한 질환과 케이스라고 하더라도, 소송은 각각 개별 사건에 대한 판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기존 사건은 모두 단순한 참고사항이며, 새로운 사건에 대한 도전임을 알아야 한다.

넷째, 대리인 선임 문제다. 통상 질병과 사고로 인한 재해 특성상 ‘나 홀로 소송’은 사실상 어렵다. 재판부에서도 의학적 증거절차 등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공인노무사나 변호사도 산재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산재 소송의 특수성으로 인해 대리인 선임은 필수적이지만 주의해야 한다. 소송을 맡을 변호사(사무실)의 경험·능력·열정을 확인해야 한다. 즉 산재 소송 경험이 풍부한지, 공단 실무와 법원의 차이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지, 사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지, 과다하게 승소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입증계획 등을 고민하고 있는지, 특히 진료기록감정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소송에서 당사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할 것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착수금 없이 소송을 하거나 사무장이 단독으로 소송을 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사자 의지가 중요하다. 소송은 대리인이 수행하지만 무조건 맡겨 놓고 본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소장·준비서면·사실조회나 진료기록감정서·증인신문사항 등 각 증거신청 서류를 면밀히 살펴보고, 끊임없이 변호사(사무실)와 소통해야 한다. ‘알아서 잘할 거야’ 하고 착각할 게 아니라 ‘소송도 내 문제’라는 생각과 의지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소송은 간절하고 절박한 산재 사건을 다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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