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571돌 한글날인 9일 일제히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해석은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한글은 소통이자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글의 위대한 점은 ‘사람을 위하고 생각하는 마음’으로서 만백성 모두가 자신의 뜻을 쉽게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게 했다”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뜻은 오늘날 민주주의 정신과 통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글의 과학성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문자입력체계 우수성으로 또다시 증명되고 있다”며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자신보다 백성을 먼저 생각했던 성군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겨 보는 하루”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을 가꾸고 아낌으로써 후손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과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물려주는 것도 우리의 몫일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세종대왕 애민정신을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제각각 주문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은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전전정부에게까지 정치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한글 창제에 담겨 있는 애민·소통·화합의 정신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어려운 민생에 불안한 안보까지 국민은 힘들고 아프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적폐·신적폐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은 고치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면서 대한민국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은 “정치권 전체가 막말과 적폐청산 정쟁에 매몰돼 있는 오늘날 세종대왕께서 보여 주신 소통과 헌신의 정치철학이 담긴 한글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한글 창제가 당시 동북아를 지배하던 중화와 사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 민족의 독자적 활로를 마련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북핵을 둘러싸고 미국 중심으로 편중된 우리 외교안보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사회질서 전반의 대변혁을 일으키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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