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규형 이사는 애견동호회 등에서 만난 애견인에게 자신을 강기봉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애견인이 강이사에게 법인카드를 돌려주며 남긴 카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강규형 KBS 이사가 법인카드를 애견시설·백화점·면세점에서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노조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강 이사가 쓴 법인카드 내역을 분석해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강규형 이사는 법인카드로 애견카페와 애견놀이터에서 34차례에 걸쳐 36만6천240원을 지출했다. 애견인행사 이후 뒤풀이 비용으로 세 차례에 걸쳐 78만5천400원을 사용했다.

올해 4월에는 애견인행사에서 만난 사람에게 KBS 법인카드를 맡기고 대리결제를 시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강 이사에게 법인카드를 받아 밥값을 결제했다는 강아무개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카드에 KBS 로고가 있어 KBS와 제휴한 신용카드라고 생각했을 뿐 설마 애견인행사 뒤풀이를 공사 업무추진비로 계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강 이사가 법인카드로 주말이나 공휴일에 백화점과 공항 면세점에서 78만9천700원을 사용한 내역과 해외시찰 중 공연 관람에 47만2천750원을 쓴 내역, 문화공연 관람을 위해 205만4천800원을 지출한 내역도 공개했다.

강 이사는 노조에 “이사회 사무국으로부터 법인카드를 이용해 음료·주류·식사비와 공연 관람비, 책 구입비 등을 결제해도 무방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백화점·공항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만 이용했다”며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시사지나 신문을 정독했는데 KBS 이사로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 여론을 듣는 것도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이사의 업무추진비나 법인카드 사용은 업무 관련성이 입증될 때만 가능한데 강 이사가 이사회 사무국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KBS 이사를 추천했던 방송통신위원회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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