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가장 이슈를 끈 도서는 단연 <82년생 김지영>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 일상적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점점 말을 잃어 가는 이 시대 김지영씨, 즉 여성 삶을 조명하고 있다.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고 2001년 여성부(현 여성가족부)가 출범하면서 성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우리 사회 수많은 82년생 김지영씨는 안녕하지 못하다.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82년생 여성노동자 현실을 통계로 분석한 결과 학력에서는 남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임금과 고용형태·경제활동 비율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정 연구위원이 지난해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82년생 여성노동자 고용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내놨다.

지난해 만 34세 여성노동자를 82년생으로 가정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점으로 82년생 여성은 41만5천명으로 이 중 50%가 임금노동자다. 82년생 남성은 44만1천명 중 81.8%가 임금노동자다. 82년생 여성은 남성보다 임금노동자 비율이 31.7%포인트 낮다.

82년생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 간 학력 격차는 거의 없다.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의 대졸 이상 비율은 각각 47.8%·50%다. 그런데 고용형태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82년생 여성노동자의 67.4%가 정규직인 반면 남성노동자는 79.8%가 정규직이다. 여성 정규직 비중이 남성에 비해 12.4%포인트 낮다. 여성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을 월평균 67만원 덜 받았다. 지난해 기준 82년생 여성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219만원인 데 비해 남성노동자는 286만원이다.

82년생 여성노동자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경영 관련 사무원이 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회계·경리 사무원(2만7천명),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1만1천명), 행정사무원(1만명), 매장판매 종사자(1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나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가 각각 8천여명이다.

정경은 연구위원은 “82년생 여성노동자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별에 따른 교육차별을 겪지 않고 정규직 비율도 높지만 가정과 직장에서는 여전히 차별을 경험하는 세대”라며 “임금노동자와 정규직 비율이 남성보다 낮은 점을 놓고 볼 때 많은 여성이 결혼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고 비정규직 상태에 놓여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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