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빌딩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업체에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자 용역업체가 청소부문만 외주화한 데 이어 청소상태 불량을 이유로 하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테라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노조는 “테라타워 시설관리업체인 ㅎ사가 청소노동자 22명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며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실시한 위장 용역계약 해지”라고 비판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ㅎ사에 채용돼 테라타워 청소업무를 했다. 테라타워는 연면적 17만1천900제곱미터(5만2천평)에 지하 4층 지상 16층 건물 2개동이다. 노조는 건물 규모에 비해 청소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청소노동자 1명당 3개 층 화장실과 복도·발코니는 물론 탕비실과 재활용 분리수거통·엘리베이터·비상계단과 외곽 청소까지 했다.

우승명 노조 테라타워분회장은 “노동강도가 높다 보니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수두룩했다”며 “청소노동자들이 인력확충을 요구하며 올해 5월 노조를 결성하자 업체는 청소업무를 다른 업체에 외주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ㅎ사가 청소업무만 외주화한 것과 관련해 “노조를 겨냥한 표적분리”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ㅎ사는 지난달 업무부하로 일부 공간 청소가 불가능해지자 도급계약 위반을 이유로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김선기 노조 교육선전국장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18일 해고예고통보를 받고 20일 마지막 업무를 했다”며 “다른 업체가 청소업무를 맡더라도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는 노조설립을 이유로 청소업무를 외주화했다는 노조 주장과 도급계약 해지에 관한 설명을 듣기 위해 ㅎ사와 ㅎ사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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