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 구간 직원들로 구성된 서울9호선운영노조(위원장 박기범)가 노동조건 개선과 시민안전을 지키는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철도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자본이 운영하는 구간이다.

17일 노조에 따르면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457명 가운데 402명이 투표에 참여해(투표율 88%) 찬성률 85%(390명)로 가결했다. 투표는 지난 11일부터 5일간 진행했다.

9호선 1단계 구간은 외국계 민간자본이 2009년 건설해 민간운영사에 위탁용역을 맡겼다. 자본금 8억원을 출자한 1단계 운영사는 7년간 234억원을 배당해 혈세 낭비 논란을 일으켰다. 배당금을 높이는 동안 소속된 직원들의 처우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노조는 서울교통공사(1~8호선) 대비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9호선은 근무시간이 길고 휴식시간은 짧다. 급여 수준이 낮아 이직률이 높다. 근속 1년 미만 직원이 20%를 웃돈다. 1단계 구간 25개 역 가운데 10개 역이 1인 근무역이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직원 혼자서 대처해야 한다. 노조는 “효율성을 명목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운영사의 조치”라며 “직원들과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조 파업까지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노동위원회가 필수유지업무 운영 수준과 대상직무, 필요인원을 결정해야 한다. 노조는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중단된 직후 필수유지율 결정을 신청한 상태다. 12월 중순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3개월 동안 주요 역사 앞과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 박기범 위원장은 “공공재를 민간에 맡긴 서울시에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9호선을 다시 공공재로 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100일 동안 회사 입장 변화나 개선안이 없으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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