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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장] "하이디스 정리해고 사태는 외투기업 먹튀 문제, 정부가 나서 풀어야"
   
▲ 정기훈 기자
하이디스 정리해고 사태가 해고무효 소송에서 노동자들이 승소한 뒤 오히려 꼬여 가고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부당해고로 판결났지만, 행정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이 옳다고 결론 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사법부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2015년 해고된 뒤 2년 넘게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해고노동자 73명의 속은 타들어 간다. 실업급여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에서 지원하는 신분보장기금 지급 기한은 한참 전에 끝났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한 이들에게 회사는 22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행정소송 항소비용(인지대)만 1천450만원이다. 회사와 최근 교섭을 시작했지만 해고자 고용방안을 두고 노사는 한 치의 접점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상목(44·사진)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장은 "염치 불고하고 소송비용 마련을 위해 동지들과 시민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발생한 먹튀사건에 대해 정부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목 위원장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이뤄졌다. 지회 소송비용 마련 모금운동에 동참하려면 민주노총이천여주양평지부 계좌(농협 301-0183-6581-61)를 이용하면 된다. 모금은 31일까지 진행된다.

- 지난 6월 해고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는데도 사태 해결은 답보 상태다.

"민사소송에서는 이겼지만 행정소송에는 패소했다. 하이디스는 지회 조합원들을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해고를 했다. 2015년 공장폐쇄를 이유로 생산직을 1차로, 시설관리직을 2차로 해고했다. 1차 해고자 58명·2차 해고자 15명 등 73명의 조합원이 싸우고 있다. 수원지법은 생산직 해고자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같은 사건에 대해 중앙노동위는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정했고, 이에 대해 지회가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달 행정법원은 중앙노동위 결정이 맞다, 즉 해고가 정당하다고 선고했다.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중앙노동위는 시설관리직 조합원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했지만 회사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 재판이 반복되고 길어지고 있는데.

"수원지법은 우리가 낸 소송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그동안 받지 못한 임금 30억원을 돌려주라고 했다. 그런데 회사는 이 돈을 주지 않으려 법원에 공탁금을 내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모욕죄 1억원·명예훼손 4억원·업무방해 및 건조물 침입 22억원 등 모두 22억원의 손해배상을 조합원들에게 청구했다. 자본은 노동자 투쟁을 꺾기 위한 수단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이용한다. 행정소송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하는 데만 인지대가 1천450만원이 나왔다. 해고돼 길거리에 앉은 노동자더러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 지난달부터 회사와 교섭을 시작했는데.

"김종훈 새민중정당 의원이 중재해 매주 두 차례 교섭을 하고 있다. 회사는 생산부문이 없기 때문에 원직복직은 불가능하고, 제3의 재단을 통해 해고자들을 고용할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재단 관계자에게 해고자 73명이 일할 수 있는 제조업 일자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제 회사는 일자리는 어려우니 보상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한다. 교섭은 답보 상태다."

- 하이디스 모회사인 대만 이잉크(E-ink)에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1천억원에 이르는 흑자에도 공장폐쇄·정리해고를 하고, 시설물을 내다 팔고, 공장마저 매각한 주체는 대만 이잉크다. 불법 정리해고를 풀 당사자인데도 하이디스 경영진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뒤에 숨어 있다. 단물만 빼 먹으려 혈안이 된 외국인 투자기업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 지회가 무엇을 원하나.

"해고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다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못해서 해고된 게 아니지 않나. 국민세금이 투입돼 개발했던 특허는 외투기업이 가졌고, 멀쩡한 공장은 폐쇄돼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그런데 정부는 노사문제라며 뒷짐 지고 있다. 조합원들 정말 답답하다. 어떻게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돼야, 그래야 2년간 투쟁했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회사는 우리더러 일자리 창출방안을 내놓으라고 한다. 무책임한 태도다."

-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하이디스 문제는 노사가 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하이디스 문제 해결, 외투기업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된 지금 적극적으로 이행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이디스 해고노동자 73명에 대한 고용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 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덧붙여 외국인 투자기업이 들어와 일자리가 오히려 줄이는, 바로 하이디스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선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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