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수출입은행지부의 은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비판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노조 혐오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13일 성명을 내고 “금융위는 부적절한 노사관계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했다가 기자들과 만나 수출입은행지부를 맹비난했다. 지부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임명에 반대하며 이날로 3일째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은성수 내정자는 한국투자공사 출신이다. 지부는 그가 공사 사장 시절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이던 성과연봉제 도입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은행장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적임인 분이 임명됐다고 본다”며 “노조는 더 이상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전반적으로 노조가 불합리한 행동을 안 하는 게 신뢰를 더 높일 수 있다”며 “그저 노조가 존재감을 보여 주기 위해 괜히 막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당시 지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출근 저지 투쟁 없이 최 위원장을 은행장으로 받아들였음에도 이제 와서 노조를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직전 은행장으로써 할 짓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 3월부터 수출입은행장을 지냈다.

허권 위원장은 “최 위원장은 노조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 위원장은 취임 두 달이 다 되도록 성과연봉제 도입과 산별교섭 파탄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소통하자는 금융노동자들의 요구를 뭉개고 있다”며 “노사관계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는 대신 저열한 인권의식부터 반성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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