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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 허락 없는 출산휴가·육아휴직, 정당한 권리일까 무단결근일까] 노동부 “사용자 시기변경권 인정 안 돼 … 무단결근 아니다” 행정해석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은 사업주 승낙 없이 사용해도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 행정해석이 나왔다.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은 노동자가 신청하면 반드시 허용해야 하는 법률상 강행규범이다. 그러나 휴가·휴직은 사용자 인사권에 해당해 허락 없이 사용하면 무단결근으로 간주된다.

이로 인해 사업주 허락 없는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이 무단결근에 해당하는지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정부가 이와 관련해 “무단결근이 아니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다. 임신을 이유로 퇴직을 종용받는 노동자라도 최소한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업주가 휴가·휴직 허가 안 하면
노동자가 신청한 날짜에 임의사용 가능


10일 고용노동부와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출산전후휴가, 유산·사산휴가, 육아휴직을 사업주 승인 없이 신청 내용대로 시작했을 경우 무단결근으로 보고 징계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있냐”는 센터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회신했다.

노동부는 회신 공문에서 “출산전후휴가, 유산·사산휴가, 육아휴직은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효력이 발생하는 강행법규로서 사업주는 근로자가 유산·사산휴가와 육아휴직은 신청하면 부여해야 한다”며 “출산전후휴가는 근로자 신청이 없어도 출산한 사실을 알았다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출산·육아 관련) 휴가·휴직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시기변경권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승낙 여부를 표현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가 휴가·휴직을 시작했더라도 이를 근로자 귀책사유로 인한 결근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부가 행정해석에서 밝힌 것처럼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은 노동자가 신청할 경우 반드시 부여해야 하는 강행법규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규정(근로기준법 110조)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노동자가 휴가·휴직을 신청하더라도 사업주가 별다른 이유 없이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임신을 이유로 퇴직을 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노동자가 행정관청에 신고하면 사업주가 처벌을 받긴 하지만 해당 노동자가 휴가·휴직을 쓸 수는 없었다. 사업주가 처벌을 감수하고 끝까지 휴가·휴직을 허용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간주되고, 심하면 해당 노동자를 징계해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 김문정 공인노무사는 “임신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사업주 처벌이 아니라 법에 보장된 휴가·휴직”이라며 “행정관청에 신고를 하면 사업주가 처벌은 받지만 실제 쉴 수는 없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앞으로는 임신 뒤 퇴직을 종용받더라도 최소한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은 쓰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게 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휴가·휴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용주 허락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면서도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의 경우는 사용자 허가권만 인정할 경우 법률상 강행규정과 배치되고, 특정 시기에 반드시 써야 하고 쓰지 않으면 소멸되는 휴가라서 일부 제한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저출산 극복 위해 바람직한 방향”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안 발의


국회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19대 국회 때는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대 국회에서는 같은 당 이용득 의원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과 근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용자 허가권을 제한하고 노동자가 임의로 휴가를 개시할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이다.

이용득 의원은 “노동부가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의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 사용권을 보장하는 행정해석을 내놓은 것은 저출산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향후 다툼 소지를 없애기 위해 노동자 사용권을 명확히 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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