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인권리연대노조(위원장 오세중)가 최근 보험설계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특수고용직 노동 3권 인정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보험설계사들이 인권 사각지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오후 2시께 서울 역삼동 푸르덴셜타워 옥상에서 푸르덴셜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했던 양아무개(58)씨가 스스로 몸을 던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1995년부터 푸르덴셜생명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2001년부터 회사와 위촉계약을 맺고 지점장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신규 보험설계에 대한 상위관리자의 연이은 승인 거부가 원인이 돼 최근 그가 몸담았던 지점이 해체되고 지점장에서도 해촉됐다. 양씨는 부당함을 주장하며 회사에 해촉 철회와 상위관리자 처벌을 요구했다. 회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번 사건은 광범위하게 만연해 있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공정·부당행위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를 무분별하게 모집해 이들이 지인·친인척에게서 계약을 따오게끔 만든다. 사고가 많은 보험계약의 경우 고객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담당설계사 수수료를 깎는 불공정한 행위도 한다.

그럼에도 보험설계사는 사업주 종속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노동관계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 노조는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설계사 보호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중 위원장은 "보험설계사가 회사의 부당한 행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부는 행정조치를 통해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국회가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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