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6일 양대 노총을 방문해 ILO 핵심협약 비준을 통한 노동기본권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노사정 신뢰를 바탕에 둔 사회적 대화를 주문했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노동기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ILO 핵심협약인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와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를 비준하면 된다"며 "전교조·공무원노조 합법화와 구속자 문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핵심협약 비준 여부와 상관없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과세계 변백선 기자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노조와 노조할 권리에 대해 유독 억압적인 한국 사회에서 ILO 결사의자유위원회가 노동기본권 행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을 했다"며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세종호텔 노동자, 파업 중인 MBC·KBS 노동자들이 사무총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 총장은 "전교조·공무원노조 법외노조 문제에 대해 ILO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언론노조 파업도 올바르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국경총

라이더 총장은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을 찾았다. 그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ILO의 지원"을 약속했다. 노동 문제 해결방안으로서 사회적 대화에 주목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위원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라이더 총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ILO는 이를 위해 한국 정부를 지지·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노사정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며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에 신뢰를 갖게 된다면 (노동문제 해결에) 굉장히 유용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의 짧은 사회적 대화 역사 속에서 노동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피해를 입었다는 인식이 크다"며 "사회적 대타협이 고용유연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미비해 '해고는 살인'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한국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알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ILO에서 유럽의 노사정 대타협과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 주고, 그에 대한 인력 및 교육을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의 사회적 대화가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이나 일방의 이익을 강요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의 메커니즘을 올바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라이더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방문해 박병원 회장을 만났다. 일자리 창출과 ILO 역할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박 회장은 "취업자의 근로조건 향상도 중요하지만 미취업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ILO가 노력해 달라"며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서비스업 규제완화와 취업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상호 양보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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