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도시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세계 도시 네트워크가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매일노동뉴스>가 주관하는 ‘2017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이 5일 열렸다. 국제포럼은 6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행사에 참가한 각국 도시정부 관계자들과 고용·노동 전문가들,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경험과 제안을 쏟아 냈다.

가이 라이더 “좋은 일자리 도시 네트워크 지지”

이날 오후 개회식이 열린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볼룸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300여명의 내외빈이 행사장을 메웠다.

박원순 시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국제포럼은 노동존중 특별시 선언이자 노동존중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은 “ILO가 주창해 온 좋은 일자리(decent work)와 일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임금과 근로조건을 넘어 생활과 문화를 포함한 삶 전반의 개혁과 민주주의 확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은 “박원순 시장이 선포하신 노동존중 특별시를 문재인 정부가 이어받아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금 있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 불안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서울시가 추구하는 노동존중 특별시는 이상적이기만 하거나 불합리하지 않다”며 “이미 국제사회 어젠다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이번 포럼이 도시들이 좋은 일자리의 중심이 되는 모멘텀이 되길 바란다”며 “내일(6일) 서울선언이 채택되는 것을 계기로 좋은 일자리 도시 네트워크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각국 도시노동 사례 공유, 제안 잇따라

개회식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사전행사로 ‘왜 좋은 일자리는 도시를 원하는가’를 주제로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됐다. 박태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이 서울시 노동정책을, 로널드 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시 경제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외국인투자 현황과 노동조건을 발제했다. 토론자들은 미국·일본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도시노동 경험을 공유했다.

오후에는 고용과 사회적 보호·일터 권리와 관련한 좋은 일자리 도시를 주제로 국제기구 관계자들과 전문가, 각국 도시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틀째 행사는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다. 도시의 사회적 대화, 좋은 일자리로의 전환과 미래의 조우를 주제로 한 세션이 준비돼 있다. 좋은 일자리 도시를 위한 실천을 논의하는 도시정부 테이블도 관심을 끈다. 폐회식에서는 ILO의 좋은 일자리 프로그램을 도시 차원에서 현지화하는 내용의 서울선언이 채택된다.

노동계 “핵심협약 비준” 한목소리

이날 개회식 직전에 행사장 입구에서 양대 노총 제조연대 관계자 10여명이 피켓시위를 했다. 이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 “국제노동기준 준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라이더 총장은 개회식 직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양대 노총 관계자들을 만나 1시간가량 간담회를 했다. 양대 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미루고 있는 한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조속한 핵심협약 비준”을 강조했다. 라이더 총장은 “그동안 한국 정부는 검토하겠다는 정도로 얘기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기존 정부와 달리 비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며 “ILO가 한국 법·제도 개선방향을 굉장히 많이 검토했기 때문에 (핵심협약 비준에 관한 논의를)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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