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이은영 기자>
전교조(위원장 조창익)가 법외노조 철회와 정치기본권 확보를 핵심으로 하는 하반기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교육현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학교 안 모든 노동자는 정규직이어야 한다”면서도 “기간제 교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 2일 열린 77차 대의원대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합법노조 지위 쟁취할 것”



전교조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노조 아님’ 통보에 4년째 법외노조 신분인 전교조는 합법노조 지위 쟁취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을 통한 노동 3권 쟁취를 목표로 정했다.

전교조는 이날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 방한에 맞춰 정부에 ILO 협약 즉각 비준과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했다. 6일까지 청와대 앞에서 연좌농성과 1인 시위를 한다. 한국 정부는 ILO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 협약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10월부터는 총력투쟁에 들어간다. 연가·조퇴투쟁으로 법외노조 철회와 경쟁주의 교원정책인 성과급·교원평가제 폐지를 촉구한다.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교사 10만 선언을 추진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모든 노동자 정규직”이라더니…



학교 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는 정부에 기간제 교원 최소화와 정규교원 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근무 중인 기간제 교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 스포츠강사의 정규직 전환 여부와 고용안정 방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영어회화전문강사의 경우 강사제도 폐지와 정규교원 배치를 요구하고 초등 스포츠강사와 관련해서는 신규채용 반대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전교조는 “학교 안의 모든 노동자는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확인했다”면서도 실질적인 내용은 비정규직 당사자와 정부 간 협의를 전제로 두거나 직군이나 고용형태별 모호한 입장을 정해 스스로 대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16일 교육부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당사자 간 교섭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교조는 이날 총력투쟁 결의문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116일째인 오늘도 법외노조라는 족쇄가 참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하반기 총력투쟁을 통해 노동자이자 시민으로서 모든 권리를 온전히 쟁취하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교육체제를 향해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창익 위원장은 “설레는 마음으로 정권교체를 맞았지만 설렘은 점차 의문으로, 의문은 분노로 전환돼 가는 과정을 확인했다”며 “총력투쟁으로 적폐청산이라는 산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대입제도 개편과 특권학교 폐지·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 △교원평가·업적평가 전면 불참으로 성과급과 교원평가 폐지 △교원정원 확대와 학급당 학생수 감축 투쟁 전개, 학교 비정규직·예비교사와 연대 △현장방문과 조합원 소통시스템 구축을 통한 6만 규모 조직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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