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4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포함해 한국 노동기본권에 관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가이 라이더 총장은 서울시가 주최하고 <매일노동뉴스>가 주관하는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에 온다. 국제포럼은 5일부터 이틀간 롯데호텔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국내외 전문가와 국제기구·해외도시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해 좋은 일자리와 세계 각국 도시의 역할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다.

라이더 총장은 4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마련한 오찬에 참석한다. 오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박병원 경총 회장을 비롯한 노사정 대표자들이 함께한다.

◇문재인 대통령 '핵심협약 비준' 언급할까=같은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노동부는 "ILO 사무총장 방문은 새 정부 국정과제인 노동존중 사회 구축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노동기본권에 관한 국제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정부 의지를 표명하고 향후 ILO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ILO 핵심협약 비준 여부에 관해 언급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정부는 ILO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ILO 사무총장 방한은 2006년 8월 부산에서 열린 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 후안 소마비아 전 총장이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라이더 총장은 방한 기간에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환노위원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을 만나 다양한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경총을 찾아 노사단체 대표자들의 의견을 듣는다.

◇전태일 동상 찾는 ILO 사무총장=서울시 주최 국제포럼이 열리는 첫날인 5일 라이더 총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오찬에 참석한 뒤 '좋은 일자리 도시-ILO의 아이디어'를 주제로 개회식 기조연설을 한다. 같은날 오후에는 박원순 시장과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노사발전재단 대표이사장)·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청계천 전태일 동상에 헌화한다.

라이더 총장은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 출신이다. ILO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각료를 거치지 않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2012년 10월 ILO 사무총장에 취임했고, 지난해 11월 재선했다. 올해 10월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다시 ILO를 이끈다.

ILO는 국제기구 중 유일하게 노사정 3자가 참여하는 회의체다. 국제적 수준의 노동현안을 살피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현재 187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한편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은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과 4개 세션(고용·사회적 보호와 일터 권리·사회적 대화·미래), 도시정부 테이블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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