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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질환 산재보상과 석면피해구제급여의 관계이태수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소망)
▲ 이태수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소망)

석면(Asbestos)은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신이 내린 선물’ 혹은 ‘마법의 물질’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침묵의 살인자’ 또는 ‘죽음의 물질’ 등으로 불리고 있다. 석면은 광물임에도 섬유처럼 짤 수 있으며 내구성·단열성이 뛰어나 과거 각종 건축자재나 단열재·방화재·브레이크라이닝 패드·슬레이트 지붕에 많이 사용됐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석면광산·석면파쇄공장·석면방직공장 근로자는 물론이고 석면을 이용한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 근로자, 석면이 사용된 제품을 사용했던 근로자, 나아가서는 석면제품에 노출된 일반 시민까지 석면 피해를 입게 됐다.

석면이 ‘침묵의 살인자’ 또는 ‘죽음의 물질’로 불리게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석면은 굉장히 미세한 섬유입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공기 중에 입자가 떠다니게 되고 호흡기를 통해 쉽게 인체에 유입된다. 둘째, 석면으로 인한 질병들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50년 이상의 상당히 긴 잠복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석면에 당장 노출되더라도 증상이 즉각 나타나지 않고 장기간이 지난 후 발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석면에 노출돼 발병하는 질병은 폐암·악성중피종·석면폐증·후두암·난소암 등의 질병으로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고 그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들이 많다.

한국에서 석면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된 것은 2009년부터인데, 석면으로 인한 질병의 잠복기가 상당히 길다는 점을 생각하면 석면으로 인한 피해사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석면과 관련한 질병에 걸린 자들에게 국가에서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는 두 가지다. 업무와 관련해 석면에 노출되게 된 ‘직업적 노출’을 보상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재해 보상과 ‘환경적 노출’을 보상하는 석면피해구제법상 석면피해구제급여다.

산재보험법과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른 급여는 신청기관·보상내용·판정절차 모두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업무관련성 유무에 따라 적용대상이 나뉜다는 것이다. 업무와 관련해 노출된 사람이 근무시점과 발병시점에 상당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업무관련성을 입증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아 직업적 노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산재보험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석면피해구제법을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 많은 석면광산이 밀집해 있던 충남지역 석면광산과 공장 근로자들은 자신이 근무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마땅치 않아 대부분이 석면피해구제법상 구제급여보상을 받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직업적 노출력 입증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산재보상 신청을 포기해 버린 경우도 많다.

하지만 피해자들 스스로 본인이 석면과 관련한 일을 했고, 현재 석면과 관련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를 입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보험급여 차이가 있으므로 직업적 노출이 있는 석면피해자의 경우 석면피해구제법 적용을 이미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산재신청을 고려해 봐야 한다.

산재보험법과 석면피해구제법 보험급여의 큰 차이점은 유족보상과 장해보상 유무다.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는 석면피해구제법상 지급되지 않는 장해급여와 유족급여가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유족급여는 결코 적은 보상액이 아니다.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일시금 기준으로 1급(평균임금 1천474일분)부터 14급(평균임금 55일분)까지 지급된다. 마찬가지로 산재보험법상 유족급여는 평균임금 1천300일분이 지급된다.

석면피해구제급여를 받는 사람이 업무상재해로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를 신청하는 경우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석면피해구제법 3조에 따르면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에 대해서는 석면피해구제법을 적용할 수 없다. 지급받은 석면피해구제급여(요양급여·요양생활수당 등)를 반환하고, 산재보험급여를 받아야 한다.

산재보험급여가 요양급여·휴업급여·장해급여·유족급여 등이 지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산재보험법상 업무상재해로 인정받는 것이 금전보상에 있어 석면피해구제급여보다 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실익은 따져 봐야 한다. 실익 문제가 예상되는 경우는 석면폐증(1~3급)으로 석면피해구제급여를 받고 있는 자가 대표적이다. 석면폐증의 경우에도 산재보험법 91조의2에 따른 진폐증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진폐보상연금과 경우에 따라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재보험법에 의한 업무상재해로 인정받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석면폐증이 진폐증 종류에 해당하지만 산재보험법 91조의2 및 동법 시행규칙 32조에 따른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분진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반재해로 분류해 보험급여를 지급하고 있을 뿐 진폐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석면폐증을 진폐보상연금 지급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쉽사리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명쾌한 법적 근거와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태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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