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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 국제노동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이호창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본부장
▲ 이호창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본부장

노사발전재단이 8월7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을 받아 베트남·스리랑카·라오스 노동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지연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노사상생지원을 위한 정부역량 강화방안’이라는 주제로 노사관계에서의 정부 역할·사회적 대화·직업훈련에 관한 강의를 듣고, 참가자들이 자국 상황과 관련한 사업 액션플랜을 만들어 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8월 하노이의 날씨는 몹시 무더웠지만, 교육시간이 끝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남아 액션플랜을 고민하는 참가자들의 열의가 인상 깊었다. 모두가 서로 느끼며 배우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해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개발도상국 국제노동협력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한국의 지난해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19억6천만달러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0.14% 수준이다. 유엔이 정한 목표(0.7%)는 물론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국가 평균인 0.3%에도 한참 모자라긴 하지만 원조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국제원조를 일방적으로 받던 국가에서 공여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협력 중 고용노동 분야 비중은 높지 않다. 전체 ODA 예산 중 고용노동부가 수행하는 사업과 그 예산 비중은 미미하며 대부분 직업훈련 분야에 집중돼 있다. 허재준 박사 분석에 따르면 2013년 8월 현재 노동부 산하기관이 수행한 95개 사업 중 80개가 직업훈련 영역에 속한다. 그만큼 직업훈련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높다는 증거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국제노동협력 분야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노사발전재단은 국제노동협력원 시절부터 민간노동외교와 국제협력에 관심을 갖고 여러 사업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게 초청연수프로그램이다. 해외 노사정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국의 고용노동 제도와 기관들을 소개하고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그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단기초청연수가 갖는 한계 또한 존재했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 상황과 요구에 맞는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협력이 아쉬웠다.

연수프로그램을 마친 후 국제노동기구(ILO) 베트남사무소를 방문해 이창휘 소장과 얘기를 나누며 개발도상국 국제노동협력의 방향과 내용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 이 소장은 개발도상국 상황과 필요에 맞는 사업을 선정하고, 다른 나라나 국제기관들의 관심이 부족한 분야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사관계 분야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나 접근보다는 개발도상국의 낙후한 기업 인사·조직시스템 합리화나 혁신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비슷한 얘기는 이전에 ILO 중국사무소 윤영모 전문관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다. 윤 전문관은 몽골 광산업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한 컨설팅 지원을 얘기하면서 한국이 이런 분야에서 지원을 강화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개발도상국 국제노동협력을 강화하고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노사정이 발전하는 데 있어 국제적인 협력이 도움을 줬듯이, 한국도 국제적 연대와 책임을 다해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개발도상국 노사정이 필요로 하지만 정작 지원이 부족한 분야를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피상적인 교류와 지원에서 벗어나 그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을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노사발전재단은 국제노동협력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자원을 갖고 있다. 노동교육·일터혁신컨설팅·중장년고용서비스·국제교류협력 등 개발도상국 국제노동협력에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사업을 수행 중이다.

국제노동협력을 협소하게 이해함으로써 일반적인 교류협력에 국한해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던가 하는 반성이 든다. 향후에는 노사발전재단이 지닌 다양한 사업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좀 더 실질적이고 생동감 있는 국제노동협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하노이에서 만났던 뜨거운 눈빛들이 자꾸 떠오른다.

이호창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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