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올해 산별중앙노사위원회에서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과 조합원 간 임금·노동조건 격차 해소에 주력한다.

노조는 8일 오후 서울 다동 노조사무실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올해 산별중앙노사위에서 사용자에게 제시할 요구안을 확정했다. 산별중앙노사위는 금융권 노사가 단체교섭이 없는 해에 운영하는 기구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금융권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줄이고, 과당경쟁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핵심성과지표(KPI) 폐지와 실적 지표 단순화도 요구한다. 특히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위한 노사 공동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한다.

조합원 점심시간 보장 요구도 눈길을 끈다. 영업점 은행원들이 순서를 정해 20~30분씩 돌아가면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휴게시간 규정에 맞게 내년 1월부터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전체 직원에게 휴게시간을 동시에 부여하도록 사용자에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임금격차와 노동조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측에 채용형태·직급·임금 현황을 담은 보고서 연 2회 작성·배포, 각종 수당 지급시 직원 간 차별 금지를 요구한다.

노조는 이와 함께 △노사 공동 4차 산업혁명대책위원회 구성 △안식휴가 확대 △감정노동 보호 강화를 주요 의제로 정했다. 중앙노사위는 2016년 단체교섭이 마무리되는 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2016년 단협 체결도 미뤄지고 있다. 임금의 경우 정규직은 총액 기준 4.7%, 저임금 직군은 정규직의 두 배 이상 인상을 촉구한다.

허권 위원장은 "산별교섭 틀이 있어야 과당경쟁 근절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4차 산업혁명 등 산적한 과제에 대응할 수 있다"며 "산별교섭을 복원하는 데 투쟁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사용자협의회 복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