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죽음과 관련해 공공운수노조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조교사협회가 진행한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박경근 마필관리사가 한국마사회의 착취구조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1일로 65일이 지났다. 고인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대치가 기약 없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노조 “마사회, 착취구조 해결 의지 없어”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는 지난 5월27일 새벽 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마방에서 목숨을 끊었다. “X같은 마사회”라는 유서를 남겼다. 박씨의 죽음 이후 개인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착취구조가 조명됐다. 유족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운수노조가 마사회측과 △마필관리사 고용안정 △처우개선 △노조활동 보장 △복리후생 보장 △재발방지책 마련 △박경근 조합원 명예회복 및 유족보상 6가지 요구안을 내걸고 교섭을 했다.

노조와 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조교사협회는 7월30일을 교섭 타결 최종 시한으로 못 박고 여섯 차례 만났다. 교섭은 지난 30일 밤 10시15분께 마사회측과 조교사협회측이 결렬을 선언하면서 파국을 맞았다. 노조는 “마사회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이행안을 마련하기보다는 책임 회피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며 “마사회측은 교섭 내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며 죽음의 착취구조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박경근 조합원 사망 이후 65일 동안 마사회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국회와 정부의 문제 해결 요구가 있을 때는 교섭하는 시늉을 하다가 말 바꾸기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원일 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그동안 협상을 통해 마사회가 상당 부분 양보를 해 의견을 접근해 가는 과정이었는데 위로금 액수 문제로 교섭이 결렬됐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을 원하지만 아직 교섭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부역한 마사회 적폐세력 청산해야”

노조는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퇴진 투쟁에 나선다. 노조는 “이양호 회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임명한 적폐 기관장이자 청산 대상”이라며 “이양호 회장 퇴진과 마사회 적폐세력 청산 대국민 서명운동을 비롯해 무기한 릴레이 단식농성과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석병수 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공공기관인 마사회의 적폐세력이 최순실 사태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며 “적폐 세력이 청산되지 않으면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공공연맹은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농성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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