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노사관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샀던 동진오토텍 폐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금속노조 동진지회와 동진오토텍은 20일 오전 울산 동진오토텍 본사에서 '고용안정과 경영정상화 합의안 체결식'을 개최했다. 이날 체결한 합의안에 따라 회사는 공장가동을 정상화하고 조합원 81명의 고용을 보장한다. 미지급 임금도 지급한다. 조합원들을 상대로 회사가 낸 민·형사 고소·고발은 취하한다. 회사 관계자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조합원 3명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도 낼 계획이다.

김태균 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체결식 직후 "그동안 교섭에서 조합원 전원 고용보장과 구속자 문제 해결을 관철하려 노력했다"며 "앞으로 현대글로비스의 노조파괴 시도에 대비하고, 더 많은 하청업체 노동자를 조직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동진오토텍은 현대글로비스에 모듈을 비롯한 차체부품을 공급한다. 현대글로비스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지만 현대차 생산공장에서도 업무를 하기 때문에 현대차 협력업체와 다를 바 없다. 노동자들이 지난해 10월 금속노조에 가입했을 때부터 동진오토텍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자동차 생산공정 사내하청 사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 협력업체에 노조가 생겼기 때문이다.

회사는 별다른 이유 없이 사업부문 매각과 도급계약 해지를 단행했고 조합원 100여명이 이 과정에서 해고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현대차·현대글로비스·동진오토텍이 노조파괴를 공모한 정황이 담긴 회사 내부문건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일감 몰아주기로 3세 승계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동진지회를 발판으로 삼아 하청노조를 확대하고, 재벌개혁 투쟁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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