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5개 자회사 미전환 협력업체 소속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 앞에서 조속한 자회사 전환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또다시 바지사장 밑에서 임금착취를 당하며 1년을 더 생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다시 한 번 자회사 정규직 100% 전환을 엄중히 검토하길 SK브로드밴드에 요구합니다”

SK브로드밴드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로 전환하지 않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현재 서울 강서·마포, 부산·제주·전주지역 협력업체가 홈앤서비스 편입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19일 오후 이들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 앞에서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파업을 한다. 노동자들은 미전환된 5개 협력업체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약기간 끝났는데 재계약 왜 하나?”

지난 1일 홈앤서비스가 출범했다. 협력업체 103곳 중 자회사 미반납 의사를 밝힌 5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자회사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5개 협력업체는 SK브로드밴드와 지난주까지 재계약을 완료했다.

노동자들은 재계약을 허락한 원청 SK브로드밴드를 비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모든 노동자들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미전환 협력업체 5곳의 계약기간이 모두 만료됐다는 데 주목했다. 계약기간이 끝났으니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자회사에 편입시킬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마포지역에서 근무하는 한아무개 조합원은 “협력업체 일부만 미전환되면 노동자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노조의 힘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원청이 책임에서 자유로우려면 100% 자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회사보다 못한 처우조건 제시 ‘불만’

미전환 협력업체가 최근 진행된 교섭에서 홈앤서비스보다 못한 조건을 제시한 것도 이번 파업에 힘을 실었다. 협력업체와 노조는 지난 18일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교섭에서 협력업체는 통상급 10만원 인상, 유급휴일 2일 추가지급을 제시했다. 노조는 통상급 13만원 인상과 공무원 수준에 준하는 유급휴일을 제시한 자회사보다 조건이 좋지 않다며 반발했다. 같은날 노동위원회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김재완 지부 사무국장은 “협력업체는 사정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상은 이익을 더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교섭에서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저마다 자회사 전환을 원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우 강서지역 협력업체 지회장은 “협력업체는 근태·복장·두발 등을 사유로 징계를 하기도 한다”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얼마든지 노동탄압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이아무개 조합원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회사차가 아닌 개인 차량으로 일을 한다”며 “주유비와 차량유지비를 합쳐서 35만원 정도를 받지만 차 수리비나 보험료는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결의대회에 앞서 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SK브로드밴드에 정규직 전환 촉구 서명을 전달했다. 서명 용지는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직접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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