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 개인영업점포를 줄이고 나서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9월 말까지 점포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사무금융노조 현대라이프생명보험지부(지부장 김성구)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지난달 전국 75개였던 개인영업점포 중 13개를 폐쇄했다. 개인영업점포는 현대라이프가 전국에서 활동하는 재무설계사(FP) 지원·관리를 위해 운영하는 곳이다. 이달에도 10개의 점포가 사라진다. 지부는 9월 말까지 점포 40개가 폐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점포 폐쇄는 신임 영업총괄본부장이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개인영업 부실 정리를 점포폐쇄 이유로 들었다. 지부는 이번 사태를 현대자동차그룹이 경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추진하는 영업기반 축소정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에 옛 녹십자생명이 인수되면서 바뀐 이름이다. 올해 3월 공시기준으로 대만 푸본생명이 지분 48.6%를, 현대모비스가 30.2%, 현대커머셜이 20.3%를 보유 중이다. 푸본생명은 2015년 지분을 매입하면서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대라이프는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적자 규모가 2천500억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감독원이 보험권에 2021년까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하기로 하고, 이에 맞춰 지급여력비율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현대라이프 역시 최근 주요 주주들에게 자본확충을 요청했다. 지부는 "회사가 투자에 앞서 대규모 점포폐쇄로 선제적 비용절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회사가 녹십자생명 인수 후 펼친 갖가지 영업정책이 실패하면서 부실을 키웠다는 입장이다. 김성구 지부장은 "회사의 잘못된 영업정책으로 옛 녹십자생명에서 일했던 FP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영업기반 축소로 이어졌다"며 "4년 전까지만 해도 내근직이 하던 개인영업점포 관리를 지금은 대부분 외부 계약직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영업기반을 축소시키고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할 점포폐쇄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임원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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