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GS가 최근 1년 새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300인 이상 대기업 중 20%는 파견·용역 노동자를 공급하는 업체였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형태공시 결과를 재분석한 보고서 '대기업 비정규직 규모'를 17일 발표했다. 노동부가 이달 1일 발표한 고용형태공시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475만5천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31개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1천266곳 중 고용형태공시 대상에 포함된 기업은 367곳이다. 연구소 분석 결과 367개 재벌 계열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180만1천명 중 직접고용·간접고용 비정규직은 72만4천명(40.2%)이다.

분석대상을 10대 재벌로 좁혔더니 이들이 고용한 노동자 126만8천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47만6천명(37.6%)이었다. 10대 재벌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지난해 131만명에서 올해 126만8천명으로 4만명 넘게 감소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GS(58.9%)가 가장 높았다. 롯데(54.6%)·현대중공업(53.2%)·한화(43.7%)·농협(42.4%)·포스코(42.2%)·삼성(37.4%)·현대자동차(32.6%)·SK(31.7%)·LG(16.2%) 순이었다.

이들 중 정규직이 늘고 비정규직이 줄어든 그룹은 현대차와 현대중공업뿐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국면에서 사내하청을 대량해고해 비정규직 감소 폭이 컸다.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증가한 그룹은 농협, 모두 감소한 그룹은 포스코·한화·LG·SK 등이다.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을 늘린 그룹은 삼성·롯데·GS 세 곳이다.

고용형태공시 대상 기업을 산업별로 살펴봤더니 제조업이 912개(26.7%)로 가장 많았고,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이 696개(20.4%)로 뒤를 이었다. 노동자수는 제조업이 150만1천명(31.6%)으로 가장 많았다. 시설관리서비스업이 68만7천명(14.4%)으로 뒤를 이었다. 1998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제정된 뒤 활성화하기 시작한 인력파견 용역사업이 번창해 대기업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온상이자 주범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정부와 대기업이 올바른 노동정책을 선택하면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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