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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 "삼성 상대 투쟁, 계란으로 바위 치기 아니다"
   
▲ 금속노동자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14일 출범 4주년을 맞았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로 구성된 지회는 출범 직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무노조 삼성에 큰 파열구를 냈고, 대기업 하청노동자들의 처지를 공론화했다. 시련도 적지 않았다. 고 최종범 조합원(사망당시 32세)과 염호석 전 지회 양산분회장(사망당시 34세)이 각각 2013년과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회를 지키고 싸워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지회는 올해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13일 파업에 들어갔다. 재벌개혁실천단을 구성해 전체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상경해 재벌개혁·원청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지회사무실에서 라두식 지회장(45·사진)을 만났다.

- 임금교섭 과정에서 삼성에 직접교섭을 요구했다.

"서비스센터 사장들과 교섭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원청인 삼성에 지회 요구를 전달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삼성에게 상생복지기금 출연을 요구한다. 삼성이 박근혜·최순실에게 갖다 바친 뇌물이 433억원이다. 그만큼의 기금을 내라는 거다. 사죄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가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웃음) 대기업과 협력사 비정규직의 임금·복지 간격을 줄이기 위해 원청이 나서야 한다는 것은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주제다. 삼성이 기금을 내고, 그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지회·협력사·삼성이 대화를 하면 된다. 직접교섭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도 큰 부담 없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임금성 요구안을 두고 협력사 대표들과의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기본급·식비 인상과 주택수당·상여금 신설을 요구한다. 파업 돌입 전까지 업체측이 요구안을 내지 않았다. 교섭에서 가장 큰 쟁점은 상여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그룹에 상여금 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신 성과급을 운용한다. 우리에게 상여금을 주기 시작하면 요구가 그룹 전체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없는 돈을 만들어서 상여금으로 달라는 게 아니다. 비수기·성수기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미 성과급 형태의 수당을 주고 있다. 해당 재원을 상여금으로 전환하자는 얘기다."

- 지난달 13일 시작한 파업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나.

"재벌개혁실천단을 꾸려 대외활동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다. 조합원 30명 단위로 23개조를 나눠 매주 한 개조씩 상경투쟁을 한다. 3박4일 동안 삼성에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재벌개혁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11월 초까지 매주 계속한다. 23주가 지나서도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삼성을 상대로 한 직접교섭 요구는 단기간에 성사되기 힘들다. 우리도 잘 안다. 굉장히 긴 싸움이 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겠다."

- 조합원들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자는 목소리가 왜 없겠나. 그런 조합원들이 예전에 있었다. 하지만 요구안에는 없다. 우리는 정규직보다 노동 3권을 보장받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난 4년의 투쟁에서 배웠다. 파업을 하면 뭐하나. 원청은 대체인력 투입해 파업을 무력화한다. 바지사장들과 교섭하고 합의서에 서명해도 원청 한마디면 바로 뒤집어진다. 교섭이 끝나도 이를 이행하게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싸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삼성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야말로 우리 요구를 관철시키는 최선의 길이다."

- 거대한 삼성에 700여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부딪치는 형국인 듯하다.

"우리 투쟁만으로는 삼성의 철벽을 뚫을 수 없다. 조합원 교육을 할 때 '삼성의 눈에 우리는 발톱의 때만큼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의 존재감은 언제 드러날까. 사회적 투쟁을 했을 때다.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시민사회와 함께할 때 비로소 삼성은 우리의 존재를 인지한다. 지회가 재벌개혁·직접교섭·온전한 노동 3권 보장을 요구안으로 내걸고 싸우는 이유다."

- 지회 출범 4년이 됐는데.

"어떻게 투쟁해야 조합원이, 그리고 지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센터별 현안 해결에만 투쟁을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재벌개혁실천단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들에게도 이런 인식이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2명의 열사가 목숨을 던져 지켜 낸 지회다. 조합원들과 손잡고 4년을 달려왔다. 올해 재벌개혁 투쟁은 지회가 향후 10년을 건강하게 싸워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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