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식노동자와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등 민주노총 소속 여성노동자들이 13일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의 여성노동 비하 발언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학교비정규 노동자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학교급식실 조리실무사뿐 아니라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환경미화원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서비스연맹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알량한 국회의원 배지에 의해 우리의 노동이 무시되고 정당한 파업이 파렴치하게 매도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이 의원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학교급식실 조리실무사와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이라면 귀천이 없고 성별 구분도 없는 노동,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며 “여성혐오와 여성노동 폄하발언을 한 이언주 의원은 국회의원 자질이 없으니 국민의당은 사과하고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민주일반연맹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언주 의원 발언을 빗대 “그냥 밥하는 아줌마와 미친놈들은 이언주 의원의 사퇴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달 학교비정규직 파업과 관련해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파업하는 노동자들은 나쁜놈들"이라며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여성노동자는 정규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거냐”며 “이 의원은 무엇을 반성할지 모르는 형식적인 사과와 기자회견 쇼로 비정규 노동자를 우롱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을순 서울일반노조 학교급식지부장은 “지금 이 순간도 가슴이 미어지고 분노가 치밀어서 말을 못하겠다”며 “이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내려 놓고 국민의당도 이 의원을 출당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에서 무기계약직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임철수씨는 “이 의원 발언에 의하면 저는 처우개선과 법적 지위 보장을 위해 싸우는 ‘미친놈’이다”며 “환경미화원으로서 이 의원 집과 사무실 청소하고 싶지 않으니, 직접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