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최규선씨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썬테크놀로지스(썬텍) 화성공장에 용역경비를 대동한 투자자들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사냥꾼 최규선 피해기업 및 노동자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새벽 5시께 썬텍 화성공장에 최규선으로부터 경영권을 매수하기로 한 투자자라는 사람들이 용역경비 20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며 “이들은 공장직원들과의 말다툼 끝에 사무실을 점거했다”고 12일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투자자들과 직원들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대책위는 한국노총·금속노련·썬코어노조·금속노조 썬텍지회·썬텍비대위·약탈경제반대행동으로 구성돼 있다.

대책위는 투자자들이 최규선씨에게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하려고 이날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재무회계자료 실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책위는 “투자자들이 최규선과의 경영권 거래를 통해 썬텍을 지배하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자산을 매각하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대중 정권 최대 게이트 사건 주범인 최씨는 썬코어를 비롯해 유아이에너지·현대피앤씨·썬텍·도담시스템스 등 건실한 기업을 사들여 자금을 유용하고 경영부실에 빠뜨리는 행위를 반복해 왔다는 게 대책위 주장이다. 그는 현재 유아이에너지·현대피앤씨 회삿돈 4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돼 있다. 대책위는 그가 썬코어·썬텍·도담시스템스에 대한 ‘옥중 경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설립된 금속노조 썬텍지회는 투자자들의 진의를 좀 더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현재 수석부지회장은 “이들이 투자를 위한 실사 명목으로 들어왔다면서 조합원들에게 설명회도 했다”며 “정상적 투자인지 아니면 투자를 가장한 투기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투자계획서를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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