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 중고령 노동자들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단순노무직으로 직업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고, 비상용직으로 일하는 비율도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1일 발표한 ‘고학력 베이비부머와 고령층 일자리의 해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963년 이전에 태어난 대졸 이상 중고령 노동자는 91만명이다. 55세 이상 노동자 5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이들 중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는 7명 중 1명(16.4%)이 지난 1년간 자신의 주된 경력과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54년 이전에 태어난 고령층 노동자는 3명 중 1명(35.2%)이 경력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경력이 단절된 중고령 노동자들은 주로 단순노무직에 몰렸다. 직종별로 보면 농림어업 숙련종사자(100%)를 제외하고는 단순노무직에 경력단절자들이 많았다. 베이비부머는 68.4%, 고령층은 75.8%였다.

고령층의 경우 최근 10년간 단순노무직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2006년에는 관리자와 전문가·사무직 비중이 79.0%였다가 지난해에는 56.0%로 줄었다. 반면 단순노무직은 11.2%에서 28.5%로 대폭 늘었다.

그나마 지난해 기준으로 고령층 단순노무직의 절반(47.0%)은 임시직이나 일용직이었다. 고승연 연구위원은 “54년 이전에 출생한 고학력 고령층의 경력단절과 일자리 질 하락이 뚜렷하다”며 “이들을 고유의 가치를 가진 독립적인 노동력으로 인정하고 맞춤형 직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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