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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문제를 푸는 정공법

지난 5일 취임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개혁의 아이콘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기도교육감이었던 김 부총리는 혁신학교 도입에 앞장섰다. 촛불혁명의 열망을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을 이끌 수장으로 손색이 없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교육적폐 청산과 사회적 대화에 의한 교육개혁이 그것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새 정부 교육정책의 출발은 교육부의 지난 과오에 대한 자기 성찰을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첫걸음은 적폐청산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선결조건은 전국교직원노조 문제 해결이다. 박근혜 정부는 조합원 6만명 가운데 9명의 해고자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기나긴 여정”이라며 공을 들였다. 그는 전교조에 주홍글씨를 새기고, 좌우 대립구도를 만드는 불쏘시개로 삼았다. 이를 발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소장의 군사구데타를 성공한 혁명으로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였다.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뒤이은 국정교과서 강행은 박정희ㆍ박근혜 전 대통령 부녀를 잇는 다리를 복원하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폐지는 박근혜 정부가 만든 역사왜곡의 다리를 허무는 첫 조치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박근혜 정부가 제물로 삼았던 전교조는 여전히 법외노조다. 전교조에 내린 박근혜 정부의 ‘노조 아님’ 행정처분이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전교조 법외노조화와 국정교과서 강행은 한 묶음인데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전교조 문제를 별개로 취급하는 듯하다. 김상곤 부총리도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못 박지 않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고용노동부 소관이지만 사회부총리이기에 고용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며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존중하겠지만 어떻게 풀어 갈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얼마 전 인사청문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의견을 유보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교원노조법 위헌 여부와 관련해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해 교원의 근로조건 실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입법목적이 있다고 규정했다. 때문에 교원노조 조합원을 교원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합헌의견을 채택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해 자격 없는 조합원 수, 해당 조합원이 노조에 미치는 영향, 해당 노조의 시정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전교조는 6만 조합원 가운데 9명의 해고자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노조 아님을 통보한 것은 노동부의 직권남용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은 교원노조법과 노동부의 행정처분이 적법하다고 못 박았다. 노동부의 행정처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와 행정법원ㆍ고등법원의 판결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됐던 김이수 재판관은 “교원노조법 입법목적이 정당하더라도 해직교사를 조합원에서 제외하는 해당 조항은 교원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소수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노동 3권을 보장한 헌법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현행 교원노조법의 맹점을 제대로 짚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노조 설립권 보장과 교원노조법 개정을 권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 시절 노동부 행정처분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와 1ㆍ2심 법원의 판결이 일관되지 않다. 게다가 전교조 문제를 법원 판단에 전적으로 맡길 수도 없다. 조합원 가입 여부를 노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가로막는 교원노조법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판단만 기다렸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국회 입법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있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철회하지 않는 한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내건 교육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중요한 교육현장 주체인 전교조를 배제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교육개혁을 어떻게 추진하나. 그렇다면 전교조 문제는 정공법으로 풀어야 한다. 노조 설립권과 결사의 자유 보장이라는 취지로 접근하면 된다. 노조 아님을 통보한 노동부가 직권취소를 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 스스로 결자해지하는 것이다. 이는 불구화된 교원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 지름길이다. 사회부총리이기도 한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그런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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