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5일 오후 울산 중구 동천실내체육관에서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임금·단체협상과 단위사업장 중심의 노조운동을 벗어던지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노동운동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87년 6월 항쟁의 열기는 공장 담벼락을 넘어 민주노조 건설 운동으로 이어졌다. 30년 전 이날 울산 현대엔진 노동자 100여명은 시내 나이트클럽에 모여 노조를 결성했다. 현대그룹에 처음 생긴 노조다. 이후 민주노조 건설 열기는 8월·9월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노동자대투쟁이다.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민주노총 6천여 조합원들은 30년 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지향과 정신은 노동해방 세상이었고 이는 오늘 민주노총의 과제이기도 하다"며 "저임금·비정규직·무노조라는 반노동 체제를 깨뜨리고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할 권리 쟁취를 중심으로 다시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김종훈 의원·윤종오 의원·노옥희 전 전교조 울산지부장·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백형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임상호 울산진보연대 상임대표·장태원 전 울산환경운동연합 대표 등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들은 "노동중심 새 사회, 노동해방 참세상을 향해 연대하고 단결하고 투쟁하자"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대회 참가자들은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 노동자 집권시대를 열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자"며 "단결과 연대로 투쟁해 역사의 당당한 주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87노동자합창단의 축하공연과 현대중공업지부 연극패의 재벌개혁 패러디공연, 학교비정규직·마트노동자들의 댄스난타, 뮤지컬 '청년노동자의 삶'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기념위는 다음달 18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을 기념하는 노동기념비를 건립할 예정이다. 현재 부지 소유주인 울산시와 관리기관인 남구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