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가 지난해 말 실시한 희망퇴직이 사모펀드가 지분 참여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모펀드가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그 부족분을 희망퇴직과 성과연봉제 같은 ‘노동자 쥐어짜기’로 채운다는 주장이다.

5일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태광산업(59.05%)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회장(11.96%)이 소유했던 티브로드의 지분이 2014년 초 특수목적법인(SPC) 토르원과 제이앤티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로 일부 넘어갔다. 토르원은 현재 15.1%를 지분을 소유해 2대 주주로 올랐다. 토르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회사의 관리·운용·처분·분배를 위탁했다.

티브로드가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요주주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티브로드의 지분은 태광산업(53.94%)·토르원(15.10%)·이호진(10.79%)·태광관광개발(7.76%)·이현준(7.08%)·제이앤티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5.03%)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토르원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회사는 배당을 크게 늘렸다. 배당성향은 2014년 20%에서 2015년 26%로, 올해는 36%까지 올랐다. 배당금도 2014년 166억원에서 2017년 250억원으로 늘었다. 티브로드 당기순이익은 2014년 1천68억원에서 2015년 1천37억원, 2016년 704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익을 내는 와중에도 티브로드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단행한 희망퇴직에서 60여명이 퇴사했다. 희망퇴직 대상자 중 거부하는 노동자는 원거리 사업장과 다른 사업부로 전보됐다. 올해 초에는 성과연봉제 도입도 예고했다. 노조가 이에 반발해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산됐지만, 교섭장소에서 회사는 평가등급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평가등급제나 성과연봉제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도 직원에 대한 근무 능력에 대해 등급을 매기긴 했지만, 임금과 크게 연동하지 않았다”며 “올해 초 회사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저성과자 임금을 최대 40% 삭감한다는 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티브로드가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를 막기 위해 성과주의를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브로드는 IMM PE와 계약 당시 올해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2천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아직까지 기업공개에 성공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높은 배당금을 쥐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오수 노조 조직국장은 “계약대로 상장을 못하면 IMM PE가 투자한 금액을 가지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장준 노조 정책국장은 “티브로드가 배당성향을 상향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겠다고 제안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사모펀드가 티브로드에 이를 주문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두 가지 경우 모두 노동자의 노동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