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 가사분담률과 맞벌이 부모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3일 OECD 통계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한 ‘자녀를 둔 부모의 고용상황’을 발표했다. 0~14세 자녀를 둔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16.5%로 OECD 평균(33.6%)의 절반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모 비중 역시 우리나라가 29.4%로, 58.5%인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남성 가사분담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맞벌이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남성 가사분담률이 43.4%인 덴마크는 전일제 맞벌이 비중이 68.2%를 기록했다. 스웨덴도 남성 가사분담률(42.7%)과 전일제 맞벌이 비중(68.3%) 모두 높았다.

시간으로 환산한 우리나라 남성의 1일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45분이었다. OECD 평균은 138분이다. 비교 가능한 OECD 26개국 가운데 가사노동 참여시간이 1시간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맞벌이가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장시간 노동이었다. 우리나라는 주 50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 비중이 23.1%로 터키(39.3%)와 멕시코(28.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은 13%였다.

장시간 노동 국가는 남성 가사분담률과 전일제 맞벌이 비중이 대체로 낮았다. 남성 가사분담률은 터키가 23.6%, 멕시코가 23.2%였다. 전일제 맞벌이 비중도 터키(19%)와 멕시코(21%) 모두 낮았다. 가사분담률과 맞벌이 지표가 높은 네덜란드·스웨덴·덴마크 같은 유럽 국가들의 장시간 노동 비중은 각각 0.4%·1.1%·2.2%에 그쳤다.

김경선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우리나라의 일하는 환경이 여성 친화적이지 않아 대부분 OECD 국가와 달리 맞벌이보다는 남성 외벌이 비중이 높다”며 “아빠의 적극적인 가사 참여와 더불어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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