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삼천배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1배 또 1배, 횟수가 늘어 갈수록 땀이 비처럼 흘러내렸다. 법외노조 조치 철회를 위해 1배, 노동 3권 쟁취를 위해 또 1배, 절을 했다. 장대비가 그친 뒤 구름 한 점 없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교조 중앙집행위원 25명이 연신 콘크리트 바닥에 몸을 대고 또 댔다.

전교조(위원장 조창익)가 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법외노조 철회·노동 3권 쟁취를 위한 중앙집행위원 3천배 돌입 기자회견을 했다. 전교조는 “정부와 가진 어떤 만남에서도, 총리·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법외노조를 즉각 철회하겠다는 답변이 들리지 않는다”며 “중집위원 25명은 촛불혁명의 진원지 광화문광장에서 법외노조 당장 철회를 촉구하며 3천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청와대·국정기획자문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법외노조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정부는 노동존중을 표방하고 노조할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엄단하겠다고 했지만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에는 침묵하고 방관하고 있다”며 “공식·비공식 만남을 가졌지만 법외노조 철회 의지와 계획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했다는 이유로 합법적 노조 지위를 박탈당했다. 지난해 34명의 전임자에 이어 올해 16명의 전임자 역시 해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노조전임자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김종선 전교조 충남지부장은 “세종시·인천시에 이어 오늘 경기도교육청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며 “법외노조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모든 시·도 교육청에서 징계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지부장은 “지연된 정의는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정의를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조창익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취임 두 달이 돼 가는데도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교육의 모순을 성찰하고, 참교육 세상을 위해 흔들림 없는 자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14일까지 매일 300배씩 3천배를 하고, 청와대 인근에서 연좌농성과 1인 시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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