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100원요? 애들도 안 받는 돈이에요.”

“시급 100원 올리면 한 달에 2만900원인데…. 피자 한 판 먹으면 끝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본관 앞에서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파업 출정식을 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시급 100원 인상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원청인 연세대에 해결을 요구했다. 이날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노동자들은 “100원은 너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2010년부터 연세대에서 청소를 한 송영호(61)씨는 “사람 노릇 좀 하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손자·손녀 장난감도 사 주고 싶고 며느리한테 예쁜 옷도 사주고 싶다”며 “지금 임금으로는 급여일이 임박하면 늘 통장 잔고가 없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한 조합원은 “항상 저렴한 쌀을 사는데 밥이 푸석푸석하고 맛이 없다”며 “임금이 오르면 쌀이라도 좋은 걸 사먹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부분회장은 “한 해라도 빨리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올라야 노후 대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세대를 포함해 지부 소속 16개 대학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에 맞춰 각각 파업출정식을 했다. 서경지부는 올해 1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집단교섭에 돌입했다. 5월30일까지 11차례 교섭을 했지만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액은 단돈 100원이다. 지부는 지난달 2일부터 15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고, 96.7%의 찬성률로 파업에 돌입했다. 지부는 이날 파업 이후 교섭상황을 고려해 2차 파업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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