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와 양대노총이 28일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상반기 손배소 현황을 발표하고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회사가 파업을 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청구액이 2천억원대에 가까워지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대 노총과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손배가압류는 헌법 위의 적폐"라며 "새 정부가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잡고는 이날 사용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가압류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사업장 24곳에서 65건의 손배청구소송이 제기됐다.

누적청구금액은 무려 1천867억원이다. 2014년 3월 집계된 역대 최대치(1천691억원)를 훌쩍 넘겼다. 가압류금액도 180억원에 달한다. 집계내역은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전 정부 관련 사건은 노사 교섭 등으로 종결됐다.

손잡고에 따르면 올 들어 △모욕·명예훼손 등 물리적 충돌 없는 업무방해에 손배를 청구하고(하이디스) △청구취지 변경으로 금액을 확대하며(코레일·동양시멘트) △직장폐쇄 후 공장점거 손배청구(갑을오토텍) 사례가 두드러졌다. 법원 조정에 따라 특정 기한 금액을 정해 두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압류하는 사례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등장했다. 실제 KEC는 “3년간 30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조정으로 2016년 10월부터 금속노조 KEC지회 조합원들의 임금 중 최저임금을 뺀 나머지를 압류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날 “문재인 정부가 손배가압류 실태조사와 해결에 나서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기본권 침해와 노동탄압을 목적으로 악용되는 손배가압류를 막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에 “손배가압류 남용은 노동 3권을 무력화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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