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철도노조(위원장 강철)가 지난 정권에서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인 국토교통부 관료와 철도공사 낙하산 인사를 ‘철도 적폐’로 지목하고 적폐 청산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철도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조합원 5천여명이 참석했다.

홍순만·이승호 포함 적폐 인사 12명

노조는 철도 적폐 12인 명단을 공개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철도 민영화를 추진한 국토부 관료들과 공사 내부 낙하산 인사들이다. 수서발KTX 분리(SR 설립)에 앞장선 전 국토부 관료 9명(권도엽·서승환·구본환·김한영·김경욱·신광호·이승호·고용석·배석주)과 이재훈 전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연구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국토부 교통정책실 철도정책관과 교통물류실장을 지낸 이승호씨는 현재 주식회사 SR(수서고속철도) 사장이다. 내부 인사로는 홍순만 사장과 박종준 상임감사를 지목했다. 노조는 “이전 정권에서 철도 민영화를 추진했던 관피아들의 청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 개혁이 좌초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홍순만 사장을 비롯한 적폐 낙하산 공공기관장을 퇴진시키고 노동이사제와 시민이사제를 도입해 국민을 공공기관 주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분할 민영화정책을 중단하고 국민에게 안전한 공공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최근 산재사고로 사망한 고 조영량 조합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외쳤다. 철도 노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광운대역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달 23일 합의서를 체결했다. 노사는 △광운대역 직원이 희망할 경우 심리상담과 휴양치료 지원 △광운대역 작업환경 안전대책 마련 △수송업무 인력 충원 △물류 분야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노사공동 안전TF 운영에 합의했다.

“철도 비정규직 여기 있다”

김웅전 철도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해고자 원직복직은 투쟁의 정당성을 되찾는 것이자 철도 공공성을 회복하는 출발”이라며 “정부와 공사는 해직자 원상회복 약속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파업부터 지난해 파업까지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조합원은 128명이다.

이날 대회에서 철도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최근 코레일 경영진이 노사협의회에서 “철도에 비정규직이 어딨냐”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차재달 노조 부산고속차량KR테크지부장은 “공사 내에 간접고용 1만명이 열악한 노동조건과 적은 임금으로 일하고 있는데도 사측이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뿐만 아니라 철도 적폐를 몰아내는 투쟁에도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회의에는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코레일관광개발지부(서울·용산익산·부산)·부산고속차량KR테크지부와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철도고객센터지회가 참여하고 있다.

강철 위원장은 “불법을 저지르고 노조를 탄압하고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인 홍순만 사장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철도의 썩은 적폐를 도려내고 저들이 망가뜨린 철도를 바로 세워 좋은 일자리, 비정규직 없는 철도, 안전한 일터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서울역광장에서 명동을 지나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노조는 추후 2차 적폐 명단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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