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노동계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이 조 후보자의 사외이사 겸직과 음주운전 전력을 지목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노동계는 조대엽 후보자를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추진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그가 학자 시절 ‘학문적 이론에 고달픈 노동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학문’인 노동학의 필요성을 주창했던 인물이어서다. 30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노동계 지지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대 노총 6개 연맹 공개 지지
청문회 앞두고 지지선언 계속될 듯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 소속 산별연맹들이 최근 조대엽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노총 금속연맹·공공노련·금융노조와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서비스연맹·건설산업연맹이 지지성명을 내놓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등 5개 기관 노조로 구성된 사회보장기관노조연대도 공개지지를 표명했다.

양대 노총 분위기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노동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진보적 성향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김주영 위원장과 연을 맺고 있고 산하 조직과도 관계가 좋은 편이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조 후보자가 노동을 전공한 학자는 아니지만 노동계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개혁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노정 간 신뢰와 소통 회복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배경에는 그가 노동의 아픔을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점과 원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노사정 단체에 인맥을 형성하고 많은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 후보자는 평소에 “우리 시대 노동은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불평등이 만연한 시장만능사회에서 불안에 쫓기는 위축적·획일적·강박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노동의 엄혹한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노동연구의 학문적 한계를 넘어 현실을 성찰하고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노동학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런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동학 컬로퀴엄과 노사정 포럼을 만들어 노동단체들과 만남을 이어 오고 있다. 최근 지지를 표명한 단체들도 “조 후보자의 철학은 노동계 지향과 거의 일치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대엽 후보자가 현 정부 노동정책 밑그림을 그린 문재인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노동부 평가도 나쁘지 않다. 노동부 고위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직접 만나 보니 큰 그림과 방향성을 갖고 노동정책을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낙마 이유 못 돼
정책·능력 위주로 평가해야”


반면에 정치권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 후보자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도 사외이사 겸직이나 음주운전 전력에 비판적이다. 다만 노동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할 만큼 결정적 흠결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뿐이다.

노동계 지지선언은 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리는 3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3일에는 신원미상의 인사들이 청문위원으로 참여하는 환노위 야당 의원실 문 앞에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포스터를 붙여 눈길을 끌었다.

노동계 한 인사는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노동계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청문회가 정책·능력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도록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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