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태광그룹에 “티브로드와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시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성과연봉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희망연대노조는 22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은 시대흐름에 역행하지 말라”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케이블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성과연봉제를 시행했다. 지난 3월 회사가 실시한 성과연봉제 찬반투표에서 절반 이상의 직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회사가 제시한 성과연봉제 안에는 저성과자 임금을 최대 40% 삭감하고 삭감된 임금은 최상위 등급자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는 지난해 성과를 소급적용해 직원들의 등급을 매겼고, 하위 등급인 C·D등급을 받은 직원 중 10명이 퇴사했다.

최오수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노동자의 임금을 빼앗아서 다른 노동자에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인센티브는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가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케이블텔레콤을 시작으로 태광산업·흥국생명 등 계열사 곳곳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회사 눈치를 보느라 성과연봉제 찬반투표에서 찬성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60여명이 퇴사했다. 노조에 따르면 희망퇴직 대상자 중 거부하는 노동자는 원거리 사업장과 다른 사업부로 전보됐다.

회사는 희망퇴직 사유로 경영악화를 내세웠다. 티브로드는 당기순이익이 2015년 1천36억원에서 2016년 703억원으로 줄었다. 회사는 구조조정 와중에도 주주에게 높은 배당금액을 줬다. 노조에 따르면 2013년 19.78%였던 배당 성향은 지난해 35.72%까지 상승했다.

최 조직국장은 “태광그룹의 기업평가가 좋지 않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를 놓고 노동자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노동자 쥐어짜기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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