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KDB생명이 추진하는 점포축소와 인력퇴출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증자를 미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1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달 초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설명회를 열고, 산업은행은 증자를 내걸고 회사에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KDB생명은 인건비 300억원 감축을 목표로 지점을 절반으로 줄이고, 45세 이상 2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KDB생명 매각은 세 번이나 실패했다. 이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회사가 점포수와 인력 줄이기에 나서며 밝힌 이유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에만 2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더욱이 보험회사 자산건전성 지표인 지급준비율(RBC)은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124.35%에 불과하다. 권고 수준을 맞추려면 당장 2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노조는 이번 희망퇴직이 구체적인 인건비 감축액을 공개하고 진행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찍퇴’나 ‘강퇴’ 같은 직원 내몰기가 난무할 것이란 우려다. KDB생명은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고 ‘희망퇴직 실시의 건’을 심의했지만 대주주 증자계획 발표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부결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희망퇴직 진행 여부를 재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일자리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정부에 맞서서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시대착오적인 구조조정 해법에 집착한다면 산업은행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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