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가 20일 오전 국회 앞에서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이은영 기자
“간호사들은 시간별로 촘촘하게 짜여진 업무에 쫓겨 밥은커녕 물도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합니다. 점심 먹을 시간을 확보해도 10분 안에 들이마시는 수준이에요. 병들고 지쳐 사직서를 내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해 사직 순번을 기다려야 합니다. 사직서를 내려는 사람이 두 명만 돼도 병동이 돌아가지 않아요.”

김숙영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이 20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병원은 각종 검사장비만 들일 뿐 사람은 뽑지 않는다”며 “간호사들이 더 이상 아프고 힘들어 일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달라”고 말했다.

전국 170개 의료기관 노동자들이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며 지난 한 달간 5만 마리의 종이학을 접었다. 노조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국민의당·정의당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정책의견서와 종이학 1만 마리씩 전달했다. 나머지 1만 마리는 지난 14일 일자리위원회에 보냈다.

노조는 각 정당에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개최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 통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인력수급난 때문에 환자 만족도와 국민 호응도가 높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시행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인력부족으로 인해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의료서비스 질 하락을 초래하는 부실진료·편법진료가 횡행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종이학에는 인력부족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채 안전위협으로 내몰린 환자들에 대한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들의 죄송한 마음이 담겨 있다”며 “국회의원들은 민의를 반영해 조속한 법 통과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