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출발해 여의도 양화 한강공원까지 걷는 최저임금 1만원 실현 6·17 걷기대회 ‘만원:런’ 행사를 개최했다. 청소년·청년·노동자 1천여명이 함께했다. 정기훈 기자

"차도로 행진을 했는데, 시민들이 이렇게 응원해 주는 집회는 처음인 것 같아요."

"예비노동자인 청소년부터 중장년 노동자까지 함께하는 집회였습니다. 낯설기도 하지만 흥겹네요."

민주노총·알바노조를 비롯한 7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6·17 걷기대회 만원:런' 행사를 개최했다. 청소년·청년·노동자 1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최저임금 1만원"을 외쳤다.

이날 행진에 앞서 숲길공원에서 짤막하게 열린 사전행사에는 예비노동자 청소년과 시급 1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고깃집 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서울 합정동에서 '웰컴투 합정골'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도종환(32)씨는 "열정적으로 일할 직원을 뽑고 싶었고,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을 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시급 1만원을 주고 있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이 동업자로서 함께 가게를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높은 카드수수료와 창업비용, 임대료"라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으로 노동자와 자영업자 모두가 상생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2학년 장수성군은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청소년과 노동자들은 3년, 5년 후가 아닌 지금 당장 1만원 인상을 요구했다"며 "정부는 사회적 약자가 말하는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오후 3시 정각이 되자 30초간 아무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 상징행동을 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6천470원이다. 하루 8시간 일한 후 받는 일당은 5만1천760원.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하루 5시간, 아침 9시부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3시까지만 일해도 5만원이 된다. '그대로 멈춰라' 노래에 맞춰 행동을 중단했던 참가자들은 "함께 걷자"는 사회자 외침에 행진을 시작했다.

숲길공원을 출발한 참가자들은 양화대교를 지나 여의도 양화 한강공원까지 6킬로미터 구간을 걸었다. 도로 주변 시민들은 '최저임금 1만원' 혹은 '비정규직 철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걷는 이들을 박수와 환호로 응원했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은 행진 대열 옆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해 지나가며 연신 "파이팅"을 외쳤다.

양화 한강공원에 도착한 이들은 인간띠로 '만원' 글자를 만든 뒤 "최저임금 1만원 지금 당장"을 소리 높여 외쳤다. 최저임금 1만원 걷기행사는 제주도에서 동시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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