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조연출로 일하다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PD 사건과 관련해 CJ E&M이 유가족과 대책위원회에 공식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고 이한빛 PD가 숨진 지 8개월 만이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오후 유가족과 대책위원회, CJ E&M 대표이사와 임직원은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CJ E&M은 이 자리에서 ‘고 이한빛 PD 유가족과 대책위에 드리는 사과의 글’과 ‘고 이한빛 PD 명예회복 및 방송 제작환경, 문화개선 약속’을 유가족과 대책위에 전달했다.

김성수 CJ E&M 대표이사는 “고인의 사망 이후 미숙한 대응으로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젊은 생을 마감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대책위와 깊은 관심으로 저희를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의 말씀과 질책에 귀 기울여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시스템 개선에 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CJ E&M은 △책임자 징계조치 △회사 차원의 추모식 △이한빛 PD 사내 추모편집실 조성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기금조성에 관련된 재정적 후원을 약속했다. 또 방송 제작환경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휴식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합리적 표준 근로계약서 마련 및 권고를 포함해 9가지 개선과제를 실천할 것을 약속했다. CJ E&M과 대책위는 추후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인 이용관씨는 “이한빛 PD는 우리 가족의 희망이자 삶의 전부이며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들”이라며 “그의 죽음이 너무나 억울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우리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의 꿈을 실현하고 이 땅의 청년들이 꿈과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드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 이 PD의 어머니 김혜영씨는 “한빛이의 죽음 의미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약속한 과제들을 진정성 있게 이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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