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와 재계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과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한 가운데 최소인상을 목표로 하는 사용자위원들과 심의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는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전원회의에는 최저임금위에 불참했던 양대 노총과 노동자위원들이 함께했다. 노동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3주체가 모두 참석하는 첫 회의였다.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회의 시작부터 최저임금 인상 규모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이동응 한국경총 전무는 사용자위원 대표발언에서 "최저임금 논의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심의가 늦게 시작된 만큼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중소·영세 상인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법정 시한 내에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제락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대통령 공약사항(2020년까지 1만원 인상)에 대해 다양한 찬반 목소리가 있다"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인의 걱정이 매우 커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자위원들은 최저임금 1만원 요구안을 못 박았다. 김종인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직무대행은 "최저임금 인상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시금 1만원·월급 209만원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현군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심의 과정에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최저임금이 적정임금 수준이 되도록 노동자위원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은 이달 29일까지다. 고용노동부는 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고시 전 20일까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위 심의가 법정시한을 넘겨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투표를 통해 신임 위원장으로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를 선출했다.

한편 양대 노총과 노동자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용자에 기울어진 최저임금위 논의 과정을 개선시킬 제도개선 투쟁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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