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또는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비정규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노조의 대화요구에 응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부산·울산지부는 12일 오전 김해공항 국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했다. 노조는 13일 정오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대화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준수를 촉구한다. 노조에는 김포·김해·제주공항에서 일하는 청소·용역·특수경비 용역업체 노동자 600여명이 가입해 있다.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공사는 이달 4일 ‘좋은 일자리 만들기 TF’를 꾸렸다. 협력업체에 간접고용돼 있는 비정규 노동자 4천145명의 정규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같은날 TF 구성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성일환 사장 면담과 노사협의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사측은 “향후에 대화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뒤 별다른 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그 방식과 임금체계, 정년보장을 포함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닌데 공사측은 노조 대화요구에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공항공사 행보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혹은 직접고용을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비교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좋은 일자리 창출 TF를 만든 뒤 노동전문가와 양대 노총 공공부문 관계자가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했다. 지난달에는 공항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TF를 만들면서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협력업체 근로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조만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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