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여성위원회가 ‘현대판 여행원제’로 불리는 은행권 저임금 직군의 실태를 파악하고 처우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12일 노조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금융 분야 무기계약직 노동실태 및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가 약 6개월간 진행된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금융권 저임금 직군은 주로 은행 영업점에서 일하는 창구텔러를 뜻한다. 여성 비율이 90%를 훌쩍 넘긴다. 고용형태는 무기계약직이다. 일부 은행은 기간제로 뽑기도 한다. 창구 업무로 직무가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임금 수준은 대졸 공채의 60% 수준이다. 하지만 은행별 고용형태가 워낙 다양해 구체적인 현황 파악도 미진한 상태다.

노조는 “앞서 전체 저임금 직군의 규모와 노동조건 파악에 나선 적은 있지만 사측의 협조가 부족했고, 저임금 직군을 정규직으로 분류하고 있는 사업장도 있어 완료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문제연구소는 다음달 기초 자료 수집을 거쳐 8월 중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 분야는 △금융 분야 내 무기계약직 현황 △임금 소득·임금 인상률 △직장생활 만족도 △노동환경 △모성보호 △감정노동 실태 등이다. 조합원 설문조사,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이 이뤄진다. 정기국회를 전후해 1차 연구결과를 내놓고, 올해 말에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노조 관계자는 "많은 사업장들이 새 정부 출범을 맞아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거나 직접고용에 나서고 있지만 정규직과의 차별은 여전한 상황"며 "연구를 기반으로 금융권을 선두로 무기계약직과 정규직과의 차별처우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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