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 211호실로 가는 길목 왼쪽에 빛바랜 사진들이 늘어서 있다. 말끔한 차림의 사람들이 화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는 사진이다. 30년 전 6월 민주항쟁의 또 다른 주역, 넥타이 부대다.

사무금융연맹(위원장 이윤경)이 당시 현장의 한복판에 섰던 선배들과 동료를 불러 ‘6월 민중항쟁 및 연맹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1987년 군사정권의 4·13 호헌조치에 반발하며 당시 금융노련에 속했던 다수 노조들이 조직을 이탈했다. 이들과 6·29 선언 이후 결성된 노조들이 결합해 만든 조직이 연맹의 전신인 자유금융노련이다.

이윤경 위원장은 “30년 전 뜨거운 여름 최루탄을 뚫고 거리로 나와 투쟁하던 넥타이 부대는 지금 후배들에게 크나큰 자부심”이라며 “지난겨울은 추웠지만 87년만큼이나 뜨거운 촛불이 타올라 민주주의를 외쳤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선 후에도, 30년 전 호헌이 철폐됐을 때도 세상이 바뀔 거라고 말했지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연맹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금 해야 할 일은 촛불혁명으로 찾아온 민주주의를 올곧게 키워 다시는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호 연맹 초대위원장은 “6월 항쟁 30년이 지났지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동지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오늘날 노동운동의 현주소”라며 “밤을 지새워서라도 노동운동의 새로운 전망과 단결 방식의 철학적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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