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의
문재인 정부와 경영계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노동시간단축을 두고 잇따라 충돌했다.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일자리위원회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단체 관계자를 만났다. 재계 단체들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고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국정기획자문위와 일자리위는 “경영계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해결방안을 찾을 테니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계, 최저임금·노동시간단축 속도 조절 요구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며 “노동시장 현안에 대한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단계적 시행으로 중소기업 부담을 최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상여금·식대와 현물급여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순황 한국금형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당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며 “중소기업 인력난과 준비기간을 고려해 300인 미만 사업장도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연명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장은 “대기업 중심 수출전략이 한계에 도달해 새로운 돌파구를 중소기업에서 찾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역대 최고의 중소기업정부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중소기업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 간담회에서 정부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가 논란이 일자 해명자료를 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간담회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될 건가를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언급한 “너무 이르다”는 표현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부와 재계의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우려를 감안한 듯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이르다는 표현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단체가 이런저런 의견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일자리위는 같은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창성동별관에서 소상공인연합회·유통상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를 만났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단축이 시행되면 300만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 지원대책 역시 대통령 공약에 포함돼 있는 만큼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에 대해 “소상공인들에게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충분하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소상공인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고 서로 양보할 필요도 있는 만큼 타협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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