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전체 직원 2만9천여명 중 2만명을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이 시행되면서 탄생했다. 계약기간을 없애되 처우는 그대로 두는 식이어서 '중규직'으로 불렸다. 이마트는 무기계약직을 ‘전문직’이라고 부른다. 정규직은 ‘공통직’이다. 이름도 처우도 다르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해 1만5천명 이상을 고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이마트 노동자들이 반발했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용진 부회장이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마트가 양질의 일자리나 신규고용 창출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격차가 노조 주장의 주요 근거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정규직은 시간당 9천130원을 받는데, 무기계약직 임금은 6천940원에 불과하다. 정규직보다 급여가 시간당 2천190원 더 적다. 무기계약직 기본급도 올해 기준 66만2천원에 그친다. 전수찬 위원장은 “최저임금보다 고작 400~500원 정도 많이 받는 일자리를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라고 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일자리 질은 나빠지고 있다. 무기계약직 중 단시간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해 보니 이마트에 고용된 무기계약직 중 단시간 노동자는 지난해 9월 1천216명에서 올해 3월 1천337명으로 127명 늘었다. 같은 기간 무기계약직은 2만7천726명에서 2만7천765명으로 39명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신세계는 이마트(2개)·트레이더스(1개)·일렉트로마트(2개)를 신규 출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나 트레이더스 한 점포가 문을 열면 200명 안팎의 직영노동자가 근무한다. 전수찬 위원장은 “기존에 있던 점포 사원들이 신규점포로 이동하고 대다수 사원들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