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모듈을 생산해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화성공장 비정규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화성공장은 비정규직으로만 생산공정이 가동되는 곳으로, 2차 사내하청 소속이다. 100% 비정규직으로 운영되는 완성차 부품사에 노조설립 행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노조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화성공장에 다니는 비정규직은 지난달 27일 창립총회를 열고 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화성지회(지회장 안재연)를 출범했다.

부품사 공장은 대개 원청과 계약을 맺은 사내하청업체들이 생산을 맡고 있다. 원청 정규직이 하청업체 직원들을 지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100%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운영되는 현대위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현대위아 비정규직이 원청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이들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100% 비정규직으로만 운용되는 자동차 부품공장 확산을 규제할 수 있는 선례가 된 판결로 꼽힌다.

현대모비스 화성공장은 이 같은 형태와 다르다. 1차 하청업체 두 곳이 관리·감독 업무를 맡고, 7개에 이르는 2차 하청업체가 생산업무를 담당하다. 원청에서 1차 하청, 그리고 2차 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다.

경기지부 관계자는 "비정규직 사용 공장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현대모비스가 원청의 지휘·감독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감독업무를 1차 하청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모비스 전국 12개 공장 중 8곳이 비정규직 공장인데, 그중 한 곳에 노조깃발을 세웠다"고 말했다.

지회 창립총회 당시 100여명이던 조합원은 4일 현재 35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생산직 비정규 노동자는 5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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