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지역 지부장과 전임자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위원장으로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자기에 대한 의무인 동시에 조직에 대한 의무일진대, 주어진 역할과 눈앞의 많은 일에 쫓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결국 이렇게 많은 분에게 걱정을 끼치게 됐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유지현 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난소암 3기 판정을 받은 유 위원장은 9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수술을 마치고 4일 현재 회복 중에 있다. 노조 관계자는 “수술 과정은 지난했지만 결과적으로 깔끔하게 잘 마무리됐다”며 “병원에서도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 투병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 내부게시판에는 쾌유를 비는 글이 넘쳐났다. 조합원들은 “(유 위원장의) 작은 몸짓에서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가 우리의 힘이 됐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꼭 뵙고 싶다”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박문진 노조 지도위원은 “(유 위원장은) 20대 청춘부터 50이 가까운 오늘날까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쉼 없이 달려온 우리들의 동지”라며 “모든 투쟁에 몸과 마음으로 버텨 줬던 우리들의 벗”이라고 표현했다. 박 지도위원은 “'이제 내가 유지현'이라는 보건 동지들의 특유의 결집력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는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보건 동지들이 흐르는 물처럼 한마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쾌할하고 당찬 모습을 보이다 조합원들의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산별교섭을 앞두고 있는 노조는 보건의료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보건의료인력법 제정과 일자리위원회 보건의료분과 설치가 핵심이다.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인력확충과 보건의료서비스 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유 위원장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현장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지부장과 전임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보건의료인력법 제정과 인력확충·비정규직 정규직화·산별교섭 정상화 등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2017년”이라며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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